지난 19일 안성시 공도읍 공도10호어린이공원에서 열린 ‘2026 나눔의 녹색장터’ 준비 과정에서 안성시 소유 1t 트럭이 행사장으로 돌진해 40대 어머니와 10대 아들이 숨지고 5명이 다치는 참사가 발생했다.
공도읍 공도10호어린이공원에서 참사가 발생한 지 불과 며칠. 유가족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 속에 있고, 시민사회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점에 김보라 안성시장의 개인 페이스북에 올라온 사진이 시민들의 시선을 붙잡았다.
사진 속 김 시장은 “파리의 맑은 하늘 아래, 초록이 깊게 드리운 공원과 오래된 건물 사이를 걸었다”는 글과 함께 프랑스 현지에서 촬영한 여러 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 모습은 밝고 여유로운 분위기다.
물론 시장이라고 해서 개인적인 일상이나 해외 방문 사진을 SNS에 올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그러나 정치는 법과 제도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호흡하며 책임지는 자리다.
특히 지금 안성의 상황은 평상시와 다르다.
시가 주최한 행사 준비 과정에서 시 소유 차량이 돌진했고, 시민과 자원봉사자 2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는 아직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시민들의 충격과 유가족의 슬픔만큼은 이미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의 SNS에 올라온 화려한 해외 사진을 본 시민들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는 충분히 생각해 볼 문제다.
한 시민은 “안성에서는 지난 19일 소중한 생명을 잃은 모자를 추모하고 있는데 시장은 프랑스에서 환하게 웃는 사진을 올리고 있다”며 김보라 안성시장을 프랑스로 추방하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시민의 세금으로 시장이 해외에 나가 즐기는 것이냐”며 “3선 시장이라고 시민의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시민 사이에서는 시장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 아니냐며 사과와 사퇴를 요구하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김보라 시장이 프랑스에 갔느냐, 여행을 했느냐 자체가 아니다.
핵심은 ‘때’와 ‘메시지’다. 시장은 개인이면서 동시에 시민의 대표다.
특히 대형 인명사고가 발생한 직후라면 시장의 말 한마디, 사진 한 장, SNS 게시물 하나까지도 시민들은 행정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렇다면 필자는 김 시장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안성시민들에게 보여줘야 할 모습은 무엇인가?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인가?
아니면 사고 현장을 다시 돌아보고, 유가족의 손을 잡고, 부상자들의 회복을 살피며, 사고 원인과 안전관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인가?
김 시장은 지난 20일“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시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이제 필요한 것은 말보다 책임 있는 행동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단순한 민간 행사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안성시가 주최한 행사 준비 과정에서 안성시 소유 차량이 사고를 일으켜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제기하는 안전관리와 행정 책임에 대한 의문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시민이 원하는 것은 ‘완벽한 시장’이 아니라, 시민들은 시장에게 인간적인 감정까지 버리라고 요구하는 것 또한 아니다. 다만 시민이 죽고 다친 순간만큼은 시장도 시민과 같은 자리에서 슬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것이다.
3선 시장이라는 정치적 경력도, 그동안의 행정 성과도 지금의 희생자 가족들이 겪는 슬픔보다 앞설 수는 없다.
김보라 시장이 이번 논란을 단순히 ‘SNS 게시물 하나에 대한 악성 댓글’ 정도로 치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시민들이 묻는 것은 사진 몇 장이 아니라 시장의 책임감이다.
안성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시장이라면 지금이라도 시민과 유가족 앞에 보다 진솔하게 설명하고, 사고 수습과 진상 규명, 안전관리 체계 개선에 무엇을 했고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시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분노가 사실이라면, 그 목소리 또한 외면해서는 안 된다.
파리의 하늘은 맑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안성의 하늘에는 아직 눈물이 남아 있다.
시장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여행 사진이 아니라, 시민의 곁에 서 있는 책임의 모습이다.






